푸르른 봄날
이재이
눈보다 조금 높은 위치에서
불의 혀처럼 마을 핥는 태양 아래
민들레 꽃씨 봉오리 고요하다
아무도 내 이름 불러주지 않아
먼 산 마중나온 앞마당
참새는 떨어질듯 날아 가고
민들레 불어 산으로 보낸다
가다가 지치지 않게 바람이라도
불었으면 하는데 내 마음 같지 않고
덥덥스레 투명하다
움직이는 것은 움직여 가고
선 것은 선 대로 머물러 있는데
손으로 쌍안경 만들어 먼 산에 앉은
하루를 두리번거린다
호기심 깊은 고양이 눈동자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