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풀숨 2020. 8. 2. 09:07

전신거울



이재



무더운 밤바람은 방향이 없다.

새벽에 지는 달맞이꽃

시선을 팽팽하게 부풀리는 밤의

소문 좇으려 노을로 들어가는 갯벌처럼

아이돌 여가수의 금발 머리처럼 피었다.


신화는 핫팬츠를 입는다

고대로 갈수록.

신성한 상형문자 지키는

가난한 문지기, 신전 억새풀은

눈부신 적요를 이기지 못하고 마르는데

애절한 발라드는

형광 네온등 아래 아찔하다,

숨이 가쁠수록

샤넬 향수가 전두엽을 깨고 뇌수에 퍼질수록.

처음엔 낯설지만 이내 익숙해지는

신전 입구에 들어서자

뽀드득뽀드득 소리 들린다.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숨  (0) 2020.08.02
푸르른 봄날  (0) 2020.08.02
저지르다  (0) 2020.08.02
혼자 숨는 저녁  (0) 2020.08.02
비빔국수  (0) 2020.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