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풀숨 2021. 5. 29. 05:12

씨 뿌리는 비유

 

마태복음 13장에 기록된 씨 뿌리는 비유는 우리 주님이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교훈으로써 하나님의 말씀을 대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 묘사하신 것이다. 이 비유에는 4 종류의 밭이 나온다: 길 가, 돌밭, 가시떨기, 그리고 좋은 땅. 그래서 씨가 길 가에 떨어지면 미처 땅에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새들이 와서 씨를 먹어버리고, 또 씨가 흙이 얕은 돌밭에 떨어지면 싹은 나오나 흙이 깊지 않기 때문에 금방 말라 버리며, 또 씨가 가시떨기 위에 떨어지면 싹이 나고 뿌리도 생기지만 가시가 자라서 싹이 자라지 못하도록 막아 결국엔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되며, 마지막으로 씨가 좋은 땅에 떨어지면 뿌리도 깊게 나고 싹도 잘 자라서 열매를 맺게 되는데 어떤 것은 백 배, 육십 배, 또는 삼십 배의 결실을 하게 된다는 말씀이다.

 

그런데 예수님이 이렇게 비유로 말씀하시는 이유는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제자들에게는 허락되었으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기에 그들은 보아도 보지 못하며 들어도 듣지 못하며 깨닫지 못하게 하신다는 예언을 이루기 위함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이 비유를 풀어서 설명해 주시며, 밭은 곧 사람의 마음을 그리고 씨는 하나님의 말씀을 의미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말씀이 열매를 맺으려면 좋은 땅에 심어져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비유를 이해하기를,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열매를 맺으려면 먼저 좋은 밭이 되어야 하므로 사람은 좋은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마음을 부드럽게 하여 하나님의 말씀이 마음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서 열매를 맺게끔 항상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과연 이 비유가 사람의 노력을 그렇게 권면하기 위해서 주어졌는가 먼저 살펴 봐야 한다. 이 비유는 그러한 의미가 아닐 가능성이 더 크다. 만약에 좋은 밭을 만들기 위한 사람의 노력이 중요한 것이라면 그 당시에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 나름 열심히 노력했던 사두개인이나 바리새인들은 좋은 땅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잘 받아들이고 열매를 맺었어야 했는데, 그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비유의 핵심 요점은,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게, 인간의 자연적 상태에서 좋은 땅은 없다는 것이다. 즉, 우리의 현실은 너무도 비참하다는 것이다. 거듭나지 못하고 자연적 상태에서는, 모든 사람은 다 치우쳐 자기 보기에 좋은 길로 갔고, 의인은 없나니 단 한 사람도 없고, 모든 사람은 죄 가운데 영이 죽은 상태에서 태어나서 그 상태로 있기 때문에, 사람이 스스로 하나님을 앙망하고 바라며 하나님께로 향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신 바와 같이, 하나님 아버지께서 이끌지 아니하시면 아무도 예수님께 올 수 없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은 잘해야 돌밭 내지는 가시떨기밭일 뿐이다. 사람이 아무리 의롭다 해도 더러운 누더기 같을 뿐이며 하나님의 영광에 이를 수가 없었다.

 

사람이 거듭나지 못하고 자연적 상태에 있는 동안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도 알지 못하고 보아도 깨닫지 못한다. 그 이유는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방법이 사람의 생각으로는 불가능한 패러독스의 방법을 사용하시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존재 자체가 엄청난 패러독스이다. 사람이 노력해서 하나님처럼 되는 것이 아니라, 전능하신 하나님이 한낱 피조물인 사람을 사랑해서 자녀로 삼아주셨을 뿐만 아니라 사람을 위해서 하나님이 친히 사람이 되시고 또한 심지어 사람처럼 죽기까지 하셨다는 것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다. 사람이 노력해서 하늘에 올라야 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것인데, 하나님은 거꾸로 하나님이 친히 내려가겠다고 하신 것과 같은 패러독스이다. 또한 사람의 생각으로는 잘해야 ‘죽기를 각오하면 살 길이 열린다’ 정도가 전부인데, ‘실제로 죽어서 살게 되었다’는 패러독스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사람의 생각과 이해로는 하나님의 패러독스의 깊이를 결코 넘어설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사람은 자기의 기준으로 하나님을 판단하여 결정하는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고, 자기 생각에 그러한 하나님은 결코 하나님일 수 없다고 결정한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의 말씀이 사람의 마음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튕겨져 나가는 것이다.

 

이렇듯 하나님의 은혜가 없으면 마냥 돌밭인 사람의 마음인데, 그 마음이 오직 하나님의 특별한 역사하심으로 인해서 부드럽고 좋은 밭이 되어 씨앗을 품고 싹을 틔워 자라서 열매 맺는 땅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이 방법 밖에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 하나님의 자녀들에게는 허락되었으나 다른 사람들은 들어도 알지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은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로만 가능한 것이다. 사람이 혈통이 좋거나 또는 스스로 준비하고 노력해서 자기 마음을 좋은 밭으로 만들어서 씨앗을 받아들여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러한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죽은 땅은 죽은 땅일 뿐이지 스스로 노력한다고 살아나서 좋은 땅이 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그러면 사람은 아무 것도 아니며 모든 것이 완전히 수동적이며 사람은 그저 로봇에 불과하다는 의미 또한 아니다.  사람이 자연적 상태에서는 결코 좋은 땅이 될 수 없지만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좋은 땅으로 살아나서는 그 좋은 땅을 어떻게 유지하고 씨앗이 떨어지면 열매를 맺기까지 얼마나 하나님께 순종하는가 하는 것은 사람에게도 달려있다. 하나님은 항상 우리를 인도하시고 우리에게 역사하시지만 인도하심과 역사하심에 순종하며 따라가는 것은 우리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한 이 말이 하나님과 사람이 합력 또는 합작해서 뭔가를 이루어낸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람이 실행한 결과와 하나님이 실행하신 결과를 합하여 어떤 최종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50% 하시고 사람이 50% 해서 합하여 100%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로 인해 좋은 땅으로 변하게 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역사하심에 순종하여 많은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상 모든 것을 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이지만 사람의 순종을 강조하기 위해서 마치 사람의 순종으로 인해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시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하나님은 변함이 없으시고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으시기에 사람이 순종하기만 하면, 즉 좋은 땅을 유지하기만 하면 씨앗은 반드시 자라서 열매를 맺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성경은 사람의 순종을 무척이나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심지어 사람이 좋은 땅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순종하지 않으면 아버지가 어린 자녀를 가르치고 양육하듯이 하나 하나 가르치시며 인도하셔서 결국에는 순종하도록 도우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려야 한다. 우리가 좋은 땅이었기에 하나님을 알게 되고 하나님의 말씀이 열매를 맺게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상태가 어떠했든지 상관없이 하나님은 순전히 사랑과 은혜로 우리를 좋은 땅으로 만들어 주셨고 열매 맺을 있도록 불철주야 노심초사 양육하셨던 것이다. 그리고 나서는 심지어 그 열매 맺음을 우리가 잘 했기에 열매 맺을 수 있었던 것처럼 인정해 주시고 더욱 큰 은혜를 부어주신다. 사람은 자기 마음이 부드러워져서 하나님을 알게 되고 찾게 되고 바라게 된 것이 오직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말미암아 된 것임을 깊이 생각하며 언제나 하나님 앞에 엎드려 하나님을 찬양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 우리의 육적인 자아가 방해하고 사탄이 유혹하며 훼방을 놓을지라도 오직 하나님만 믿고 하나님의 인도하심대로 굳건히 견디어야 한다.

 

우리는 좋은 땅이 되었음에 대한 감사가 항상 우리 입술에서 흘러나와야 한다. 그리고 은혜로 받은 그 좋은 땅을 놀리지 말고 항상 사용하며 열매 맺기 위해 언제나 하나님께 순종하고 하나님을 바라보는 삶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씨 뿌리는 비유에서 배울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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