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비유
또 이르시되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를 어떻게 비교하며 또 무슨 비유로 나타낼까? 겨자씨 한 알과 같으니 땅에 심길 때에는 땅위의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심긴 후에는 자라서 모든 풀보다 커지며 큰 가지를 내나니 공중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만큼 되느니라 (막 4:30~32)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이 비유는 마태복음, 마가복음, 그리고 누가복음 모두에 기록되어 있을 만큼 중요한 것이다. 아주 간단한 비유 같지만 생각해 볼 것이 많은 비유이고 그래서 중요한 비유이기에 공관복음서들 모두에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이 말씀이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서 확장되어 나가는 것을 의미하는 비유라고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2000 년 전에 나사렛 예수님으로부터 시작된 아주 작았던 하나님의 나라가 성령님에 의해 성도들을 따라서 세상으로 전파되고 점점 커져서 온 세상에 복음이 선포되고 교회가 세워지며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해석과 설명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예수님에 의해 이 땅에 심어진 하나님의 나라는 분명 지리적으로 양적으로 그리고 세상 각계각층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지난 2000 년 동안 성장해 왔다. 사탄 마귀의 온갖 박해와 훼방에도 불구하고 성령님의 역사하심으로 승리의 깃발을 올리며 수많은 국가들에 교회를 세웠다. 그러나 우리는 이 비유에서 깊이의 성장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에베소서 3장 16~19절에는 이러한 말씀이 있다. “그의 영광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성령으로 말미암아 너희 속사람을 능력으로 강건하게 하시오며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너희 마음에 계시게 하시옵고 너희가 사랑 가운데서 뿌리가 박히고 터가 굳어져서 능히 모든 성도와 함께 지식에 넘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고 그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함을 깨달아 하나님의 모든 충만하신 것으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시기를 구하노라.” 이 말씀은 사도 바울이 에베소 교회를 위한 기도이다. 여기에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사도 바울이 하나님의 사랑을 얼마나 입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하나님은 단편적이거나 일률적이지 않으시므로 모든 일에 다양한 차원으로 일하신다. 그분의 사랑과 능력 역시 그렇다.
하나님의 이러한 입체적이고 다양한 차원의 역사하심을 겨자씨 비유에 적용해서 생각해 보면, 겨자씨 하나가 자라서 큰 나무처럼 커지고 거기에 새들이 깃들일 만큼 커진다는 것은 하나님의 나라가 단순하게 지리적이거나 수(數)나 양(量)적인 영역에서만 성장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의 깊이 또한 성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교회가 전도와 선교를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지리적으로 확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회 자체의 믿음의 깊이가 더욱 성장하여 교회의 공의와 사랑과 생명과 기쁨이 깊어지고 자라서 이웃을 포용하여 그들이 교회에 깃들일 수 있을 만큼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겨자씨 비유의 말씀을 대부분 단편적인 의미로만 해석해 왔다. 그래서 교회들이 전도와 선교에 열심을 내는 좋은 열매를 얻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교회의 영적 성장을 등한시하는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이 비유의 말씀을 하나님의 성품에 맞게 입체적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 그래서 단순히 하나님의 나라의 지리적인 또는 양적인 확장만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교회와 성도 각자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하는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게 이해하면 성도는 하나님의 말씀을 말과 삶으로 증언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너비와 깊이와 높이로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 안에서 시작된 하나님의 나라는 처음에는 아주 작은 겨자씨의 크기였지만 성령님의 역사하심과 인도하심과 양육하심으로 인해서 점점 성장하여 나중에는 큰 나무처럼 자라서 공중의 새들이 깃들이는 크기가 된다. 이웃을 안아주는 멋진 삶을 누리는 것이다. 우리 주님을 닮아서 이웃들이 언제라도 깃들일 수 있도록 넉넉한 마음까지 성장하는 것이다.
교회 역시 마찬가지다. 교회는 큰 나무처럼 이웃이 쉴 수 있는 그늘이 되고 사람들이 깃들일 수 있는 넉넉함을 제공하는 수준까지 성장해야 한다. 단지 교회의 예배당 건물을 크게 짓고 수(數)적인 성장만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영적인 성장이 먼저 고려되고 영적인 성장을 위해서 교회 전체가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교회라면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역사하심 아래 성장하게 되어 있다.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야 하는 것은 성도 개개인 뿐만 아니라 교회도 그래야 한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아주 조그맣게 시작된 하나님의 나라가 성도의 마음이나 교회나 지역 사회나 어느 민족에서든 아주 작은 상태로 머무르지 않고 점점 자라서 이웃을 품어주고 세상을 품어주는 크기까지 자라서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만물이 통일되는 그날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러한 길에 서 있는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의 너비와 깊이와 높이와 길이가 점점 자라는 것을 우리의 삶 속에서 멋있게 이웃에게 보일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 각자를 하나님의 나라로 삼으셨기 때문이다. 각 개인으로도 하나님의 나라요, 집합적으로도 하나님의 나라인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통치되는 멋지고 아름답고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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