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풀숨 2020. 8. 2. 09:20

혼자 된 나무



이재



고개 숙인 걸음에

나뭇잎 하나 떨어져

손 닿을 거리보다 조금 먼,


처져서 기운 어깨

나무의 몸짓에 빗물 떨어져

떨림이 된,


동네를 한 바퀴 돌아

잎이 떨어진 곳에 멈춰 서서

씻긴 나뭇잎을 손바닥에 놓으니


푸드득 까마귀 날아간다


얼굴을 타고

하얀 나뭇잎에 떨어져 내리는

빗방울 그리고

손바닥에 뿌린 내린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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