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풀숨 2020. 8. 2. 09:18

이메일이 전송되었습니다



이재이



내게 묻는 것인지

내가 묻기를 기다리는 것인지 이메일 창 화면에

너는 깜박거리는 몸짓으로 서 있다


잘 지내지?


너는 아무런 말이 없다

그저 이야기를 기다리며 하얀 숨을 내쉰다


건강하고 별일 없지?


멀리 있는 너에게 먼저 물어야 하는 말들

그래도 너는 듣고 싶은 말을 들을 때까지 잠잠히

마른 맥박으로 졸라댄다


잘 있어

보고 싶어


그제서야 너는 화면 너머 이름으로 남고

내일 조그만 풍선을 들고 내게 달려올 것이다

띵동 소리를 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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