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풀숨 2021. 5. 29. 05:11

웃, 혼자 선  

 

 

이재이

 

 

운동장에 꼬물꼬물 아이들이 축구를 하고 있다

골대 옆에서 뭔가 바닥에 적고 있는 ㄹ

축구장 밖에서 풀과 흙으로 밥 짓고 있는 ㅂ

소리 지르며 이쪽 저쪽 뛰어다니기만 하는 ㅅ과 ㅈ

자기 골대로 공을 몰고 가는 ㅎ

어느 골대든 공이 들어가면 무조건 박수치는 아이들

주변을 배회하는 ㄱ

한 ㅈ이 뛰다가 넘어져 운다

ㅂ이 달려가 호~ 하고 ㅈ을 달래니 ㅊ이 되고

웃웃 함께 손잡고 일어서기까지 

초등학교 그리고 5월

울음이 떨어졌던 자리에 돌멩이가 있는지

밥은 다 지어졌는지 보러 가야겠다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 산책  (0) 2021.08.14
울음 총량의 법칙  (1) 2021.07.31
침묵에게  (0) 2021.05.15
봄날  (0) 2021.04.04
덴버 1700 마일  (0) 2021.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