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풀숨 2021. 2. 6. 01:37

번지점프

 

이재이

 

 

구름다리에 잠시 몸을 누이고

파란 고양이 꿈을 꾼다

배낭 메고 슬리퍼 신고 여행 떠난다

 

건조한 날씨는

검은 바탕 캔버스에

한 송이 눈꽃, 빨간 가시 하나 하나

공중에 흩날리고

 

등에 화살 꽂힌 채 바위 밀어

산정상을 향하는 손

찢어진 발가락 앞에서

 

구름다리에서 번지점프하는 날개

산은 박혀 있고

골짜기는 장막처럼 펼쳐져 있다

걸음걸음 구름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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