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풀숨 2021. 1. 23. 01:05

강은 새벽에 흐른다

 

 

이재이

 

 

산그림자 깊고 아늑하다

신비를 풀어낸 문장을

어깨에 새기고

아무도 보지 않아야 깨어나는

피규어 인형처럼

강은 새벽에 흐른다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순례를 마치고

신전에 오르는 연어의 날개

길을 여니

죽여 터지는

아기의 울음처럼

물안개 짙게 피어 오른다

정동진 끝에서

샛별이 깊음 속에

하루의 빛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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