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풀숨 2020. 10. 30. 20:46

마리오네트



이재이



창이 운다

마스카라 누진 검은 울음

눈물로 쏟아낸다


목각 인형의 심장처럼 차디 찬

흐느낌

굳어버린 시간 속에


콘크리트 빌딩은 시계 추


인형의 손

매달고 묶여

잿빛 무대 위에서

춤 추는 몸짓 따라 울음 운다


피에타!


심장이 호꼼* 뛰기를

묶인 손 한 치만 놓이길

시간이 째깍이라도 가서

바람은 구름 흩어 쏟아져 오기를


세뿔투구꽃

비에 씻겨

창을 비친다




호꼼: ‘조금’이라는 의미의 제주도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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