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보면 하나님께 불가능한 일이 무엇이 있겠냐는 말씀이 나온다(창 18:14).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것이 없으며 무엇이든 하실 수 있다는 의미로서 하나님의 전능하심(omnipotence, almightiness)을 말한다. 그런데 하나님의 전능하심에 대해 하나님은 그냥 무엇이든 다 하실 수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으로 빠질 수도 있다. 그 예가 바로, 하나님의 전능하심에 대한 논쟁 중에서 흔하게 나타나곤 하는 질문인데, 하나님은 자기가 들 수 없는 바위를 만드실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이다. 만일 만드실 수 없다고 하면, 하나님은 마치 전능하신 분이 아닌 것 같고, 만드실 수 있다고 하면 만들고나서 어차피 들 수 없으니 이 또한 하나님이 전능하신 분이 아닌 게 되어 버린다. 그래서 아니라고도 할 수 없고 맞다고도 할 수 없는 이상한 상황에 빠지게 한다. (이 글을 더 읽기 전에 먼저 이 질문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면 좋겠다. 그리고 나서 이 글을 계속 읽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질문은 아마도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을 시험하기 위해서, 또는 조롱하기 위해서 일부러 만들어낸 질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든지 아니든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전능하심에 대해 크리스찬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대해 또는 하나님의 전능하심에 대해 크리스찬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크리스찬이 하나님의 전능하심에 대해서 생각할 때에 무엇보다도 먼저 중요하게 구별해야 할 개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전능과 만능의 차이점이다. 그냥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것은 만능의 개념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만능하시지 않다. 성경에도 기록되어 있듯이, 하나님은 못하시는 게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거짓말을 못하신다. 또한 하나님은 악을 행하시지 못한다. 그리고 사람이 악을 행하도록 (강제)하실 수도 없다. 이처럼 하나님이 그냥 무조건 무엇이든 하실 수 있다는 생각은 오히려 성경적이지 않은 생각이다. 성경은 하나님이 결코 만능하시지 않다고 기록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인격이시기 때문이며 하나님의 모든 속성(또는 덕목)들은 사람의 속성들처럼 불완전하거나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서 발현여부가 달라지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속성들인 전지, 전능, 영원무궁, 거룩하심, 사랑, 공의, 선하심, 신실하심 등은 따로따로 모아놓은 또는 부분을 합쳐놓은 것들이 아니다. 하나님의 속성들은 순일성(Simplicity)이라는 기본개념을 가지고 이해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은 전지, 전능하시며 영원무궁하시며 사랑이시며 공의이시며 선하시며 신실하시다는 것이 언제나 항상 동시에 완전하게 충만히 그러하시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존재 자체가 영원히 언제나 사랑이시다, 하나님은 존재 자체가 영원히 언제나 의로우시다, 하나님은 존재 자체가 영원히 언제나 전지, 전능하시다와 같이 모든 속성들이 그렇다. 사랑과 공의와 전능 등이 모여서 하나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에 따라 하나님이 사랑이실 때에는 잠깐 공의롭지 않으실 수 있다는 생각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 모든 속성들은 인격(Person)에 담겨져 있다. 하나님은 의지와 생각과 감정과 자기정체성 등을 가지고 존재하신다. 따라서 하나님의 전능하심은 하나님의 인격 안에서 이해되어야 하는 개념이며 또한 하나님의 순일성 안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이러한 이해가 전제되지 않고 그냥 전능하심을 이해하려고 하면 만능의 개념으로 빠지게 되고 하나님을 오해하게 되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앞에 제기된 질문으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면, 이제 그 질문은 하나님에 대해 질문하면서 전능과 만능을 혼동하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 그 질문은 마치 사람으로 치면 사람이 스스로 죽을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질문과 비슷한 것이 된다. 사람은 그럴 수 있다.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결코 그럴 수 없다. 완전하신 인격이기 때문이며 하나님의 모든 속성들은 순일성 안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질문은 의도적으로 하나님의 전능하심에 대한 질문으로 포장되어 하나님의 자살이 가능한지 묻는 것이므로 이 질문은 어리석은 질문이며 하나님께 대하여 성립될 수 없는 질문이고 하나님을 마치 사람처럼 대하는 것이기에 신성모독적인 질문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하나님의 전능하심에 대해서 하나님의 인격 안에서 생각하고 또 하나님의 속성들의 순일성 안에서 생각하자. 하나님에 대해 이렇게 생각할수록 하나님을 진정 알게 되고 또한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더욱 더 깨닫게 될 것이며 하나님을 더욱 신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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