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풀숨 2021. 8. 14. 10:07

꾸준함에 대하여

 

<나무를 심은 사람>이라는 유명한 프랑스 단편소설이 있다. 어느 정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인데, 어느 양치기 할아버지가 황량한 산에 수십년 동안 수많은 나무 씨앗을 심어서 마침내 황량했던 산이 숲이 가득한 산으로 변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소설 속 주인공은 매일마다 동일한 일을 오랫동안 꾸준히 했다. 떡갈나무 씨앗인 도토리가 무사히 나무로 자랄 확률은 10 퍼센트 정도밖에 되지 않은 일인데도 불구하고 그는 매일매일 도토리를 심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 한 사람으로 인해서 죽어있던 산이 살아났고 이렇게 자연이 살아나자 사람들이 다시 그 지방으로 모여들었고 사람들의 생활의 터전이 회복되었다는 감동적인 이야기다. 한 사람의 꾸준한 성실함이 이렇게 큰 일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교훈이 잘 그려진 작품이다.

 

또한 ‘1만 시간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사람이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개념으로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의 심리학 교수가 논문에 발표한 개념이다. 이 1만 시간은 하루에 2~4 시간 연습을 하더라도 10년이라는 기간이 필요할 만큼 오랫동안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1만 시간만 채우면 무조건 전문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노력의 질이나 훈련의 방법이나 또는 천부적 재능 등 여타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하겠지만 어느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오랜 시간 꾸준히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세상에서는 꾸준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누군가 ‘미친 듯이 꾸준히 하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성경을 보면 예수님도 이와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 누가복음 18장에 재판장과 과부의 이야기가 나온다. 예수님이 이 비유의 이야기를 말씀하신 이유는 우리가 항상 기도하고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가르쳐주시기 위함이었다. 이 비유에서 과부는 재판장이 귀찮아 할 정도로 계속해서 탄원하고 또 탄원했더니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던 재판장이 과부의 끈질김에 지쳐서 과부의 탄원을 들어주게 되었다는 말씀이다. 이 비유를 오해하면, 마치 떼를 쓰듯이 하나님께 무대뽀로 무조건 간구하기만 하면 언젠가는 하나님이 들어주신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비유는 그러한 것을 가르쳐주시기 위한 말씀이 결코 아니다. 떼를 쓰는 것과 꾸준히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떼를 쓰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꾸준히 하는 것은 잘하는 것이다. 과부의 탄원이 떼를 쓰는 것이 아닌 이유는 그녀의 탄원이 억지스러운 주장이 아니라 재판장도 인정하는 주장이기 때문이며 그녀는 재판장이 들어주지 않을 때에는 물러났다가 다시 나아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떼를 쓰는 것이 잘못된 이유는 그것이 상대방을 배려하거나 인정하는 것이 전혀 없고 오로지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무조건 무대뽀로 억지를 부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들은 종종 떼를 쓴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서 심지어 도로 상에서도 드러누워 울면서 떼를 쓰기도 한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부모가 들어주기 전까지는 주변의 사람들이 있던 없던 부모의 사정이 어떻든 전혀 상관이 없고 오직 자기의 억지스러운 주장만을 밀고 나가는 것이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무조건 받아내야만 한다. 자기만이 온 세상의 중심이다. 그래서 잘못된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말하는 꾸준함과 성경이 가르치는 꾸준함의 차이는 무엇일까. 세상에서 가르치는 꾸준함 곧 성실에도 어느 정도 진리가 들어있다. 어쨌든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경이 가르치는 꾸준함은 그냥 꾸준함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꾸준함이다. 히브리서 12:3 말씀을 보면, “너희가 지쳐서 낙심하지 않기 위하여 죄인들이 이같이 자기에게 거역한 일을 참으신 이를 생각하라”고 하셨다. 우리가 꾸준히 하기 위해서 그냥 우리의 능력과 성실함과 노력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감당하셨던 인내를 생각하면서 그분을 본받아 그분 안에서 인내하며 꾸준히 하라는 것이다. 이 말씀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없이 우리 스스로의 능력으로는 결코 끝까지 인내할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그래서 우리는 세 가지를 생각해야만 한다. 첫째 우리는 꾸준히 인내하며 열매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둘째 우리의 꾸준함이 떼를 쓰는 것은 혹시 아닌가,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우리의 꾸준함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먼저 첫째 문제를 생각하면, 우리가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예수님 안에서 뿐만 아니라 세상적인 사고 방식에서도 올바른 말이다. 세상에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로또는 사람을 오히려 망치는 일이다. 그러니 우리가 크리스찬으로서 기도든 성경 묵상이든 무엇이든 선한 것을 이루기 위하여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하루나 일주일 정도 매일 아침에 기도하는 것은 쉬운 일일 수 있다. 그러나 한 달, 두 달, 한 해, 두 해, 수 년 동안 또는 그 이상의 기간 동안 매일 기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노력하는 것이 심지어 작심삼일로 끝나더라도 또 다시 결심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에 아예 시작도 안 하고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어리석은 짓이다.

 

우리가 뭔가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무언가를 연마하고 훈련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계속해서 간구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는 우리의 간구가 올바른 간구인지 아니면 하나님께 떼를 쓰는 것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하나님은 절대로 무엇과도 타협하시는 분이 아니므로 우리가 잘못된 간구를 떼 쓴다고 해서 하나님이 결코 들어주시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40일 동안 금식기도를하면서 떼를 쓰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리의 간구가 올바른 간구인지 아니면 떼를 쓰는 것인지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있다. 바로 그 간청의 내용이 하나님의 성품에 합당한가 아닌가 살펴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우리의 꾸준함이 예수님 안에서 계속 되게 해야 한다. 우리가 예수님을 바라보지 않고 우리의 의지와 우리의 능력으로 꾸준함을 유지하고자 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우리의 연약함이나 어리석음을 우리 스스로의 능력으로는 항상 잘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결국에는 실패하게 된다. 세상적인 목표를 가진 일의 성공을 위한 꾸준함이 이러한데 영적인 목표를 가진 일의 성공을 위한 꾸준함이 계속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우리는 언제나 예수님을 의지해서 우리의 꾸준함이 유지되도록 해야만 모든 일에서 제대로 할 수 있으며 또 행여 실패하더라도 곧바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예수님 안에는 모든 영적 보화와 함께 무엇보다도 성령님의 역사하심이 있기 때문에 그 보화를 받아서 사용해야만 우리의 정욕과 연약함과 어리석음을 이겨내고 어떤 것이든 선한 것을 계속해서 추구할 수 있게 된다.

 

이 세 가지를 모두 검토해서 확인해야 우리는 꾸준함을 유지하며 뭔가를 이루어낼 수 있다. 이 중에 하나라도 빠지면 수준 높은 열매를 맺지 못하고 결국에는 포기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제 생각해 보자. 지금 내가 가장 성공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먼저 찾아보고, 그것이 하나님의 성품에 합당한 것인지 아닌지 확인한 후에 합당한 것이면, 예를 들어 그것이 매일 성경 말씀을 묵상하는 것이라고 하면, 그것을 이루어내기 위해 우선 하나님께 간청해야 한다. 하나님은 이 간청을 무척 기뻐하실 것이며 성령님을 통해서 능력을 더하실 것이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점검해야 하는 것은 매일마다 성경 말씀을 묵상하는 것이 예수님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내 생각과 내 의지와 내 결심과 내 의도를 가지고 성경 말씀을 묵상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가르쳐 주시는 대로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묵상하고 또한 배운 그대로 삶에서 실천해서 예수님을 기쁘게 하며 예수님과 항상 동행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성경 묵상을 꾸준히 오랫동안 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뭐든지 대강 하다가 그냥 포기하고 마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잘 알고 있다. 새해가 되면 금연하겠다고 결심한 사람이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포기하기도 하고, 뭔가 공부를 해보겠다고 결심했는데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포기하기도 하며, 컴퓨터 게임을 조금만 하겠다고 결심하고서는 삼일을 넘기지 못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얼마나 많은 결심들이 쉽게 무너지고 결국 포기하고 말았는지…. 그러나 이제 뭔가 선한 일을 이루어내기 위해서 결심했다면 하나님께 매일마다 간청하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꾸준히 하면 반드시 이루어내게 될 것이다. 핵심은 이것이다. 하나님께 매일마다 간청하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꾸준히 하는 것, 바로 이것이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갈 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