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풀숨 2020. 8. 2. 09:48

나무의 눈물



이재이



아무도 나무의 눈물을 보지 못한다

나무는 비 오는 날 울기 때문이다

아무도 나무의 노래를 듣지 못한다

나무는 종달새와 함께 노래하기 때문이다

나무는 잠들지 않는다

둥지 떠난 새를 위해 끝가지들을 모아

몸 속에 주름이 맺히도록 기도하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눈물을 본 적이 없다

내가 잠든 시간에도

밤새 깨어 소망의 속울음을

눈가의 주름으로 쌓으며 뒤척일 뿐


자작나무는 고향 멀리 여기서도 홀로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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