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풀숨 2021. 12. 23. 23:11

삶을 뒤돌아 본다는 것은 때로는 고통이고 때로는 추억이며 또 때로는 소망을 갖게 한다. 지난 한 해 동안 나의 삶은 어떠했는가,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았고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 나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장했는가, 나는 어떤 열매를 얻었는가 하는 이런저런 생각들이 생기는 연말이다. 우리네 삶이 그러하듯이 모두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일지라도 직장 일과 가정의 다양한 일들과 교회 생활과 친척/친구들로 바쁘게 한 해를 지내며 때로는 잘 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실수하기도 하면서 지냈을 것이다.

 

신구약 성경 1독을 끝내면서, 성경 말씀을 읽으며 하나님을 알면 알수록 하나의 결론은 더욱 뚜렷해지는 것 같다. 나는 얼마나 아는가가 아니라 아는 만큼 살고 있는가 하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결론이다. 나의 삶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살아내지 못하면/않으면 그것은 빈 껍데기일 뿐이고 열매 맺지 못하는 죽은 나무일 뿐이다. 겉을 전문적이고 어려운 말로 포장하며 아무리 훌륭해 보이거나 심지어 아름답게 보이더라도 거품일 뿐이며 모래 위에 지은 집일 뿐이다. 잠시동안은 혹 할 수 있지만 결코 오래 갈 수 없다.

 

아마도 우리 모두는 이걸로도 만족했던 때가 있었을 것 같다. 겉모습이라도 이렇게 변화한 것에 스스로 대견해 하면서 이 정도면 멋지구나 했던 적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가면 갈수록 그리고 삶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껍데기로는 결코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다만 무시하고 있을 뿐. 우리의 연약함을 핑계로 해서 껍데기에 안주하고 있을 뿐.

 

성경 말씀 어느 곳을 보아도 삶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드물게 교리만을 설명하는 곳이 몇 군데 있지만 모든 곳에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성경 말씀을 자꾸만 교리책처럼 읽으려 한다. 그러면서 도덕책이나 윤리책을 읽듯이 일단은 알아두고 실행하는 것은 나의 상태나 상황과 유불리를 따져서 적당히 실행하면 되는 것처럼 읽으려 한다. 그러나 성경 말씀을 그렇게 읽을 수 없는 이유는 우리 안에 계시는 성령님 때문이다. 성령님은 우리가 읽은 성경 말씀 대로 살도록 인도하시기 때문에 그냥 읽는 것으로 끝날 수 없게 하신다. 우리가 영적으로 어린 아이와 같을 때에는 그저 읽는 것만으로도 대견하게 느껴지겠지만 조금이라도 성장했으면 이제 읽은 대로 살아야 한다.

 

신앙 생활을 하면서 많은 갈증과 답답함을 느끼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특히나 신앙 생활을 오래 동안 해 온 분들이 그렇게 느낄 것이다. 뭔가 막힌 듯한 느낌으로 인해서 봉사도 하고 교회 생활도 열심히 하는데 그래도 갈증과 답답함이 풀리지 않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바로 삶이 하나님의 말씀을 전적으로 따르지 못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내가 아무 것도 모르고 죄를 범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알면서는 죄를 범하면 안 된다는 것을 삶에서 구현해 내지 못하고 살면 (믿음으로 하지 않은 모든 것이 다 죄이다) 죄책감 이후에 갈증과 답답함이 나타난다.

 

바벨론 포로에서 해방되어 유대 땅으로 돌아온 유대인들은 철저히 회개하면서 다시는 하나님께 범죄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살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위선자가 되어 있었다. 성경 말씀을 교리책으로 만들어 지키면서 그렇게 된 것이다. 그들은 다시는 죄를 범하지 않으려고 성경 말씀을 주석하고 또 주석을 다시 주석하면서 철저하게 지키려고 노력에 노력을 더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교리라는 틀에 담기면서 그들은 삶이 아니라 교리를 앞세웠고 위선자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삶에 담겨야 할 성경 말씀이 교리에 담겨졌으니 위선은 당연한 결과였다.

 

우리 역시 그렇게 되고 있는 것 같다. 마치 유대인들이 걸었던 길을 우리가 지금 걷고 있는 것이다. 성경 말씀에 대해 아는 것은 무척이나 많은데 그것을 교리에는 담으면서 삶에서는 담지 않는 어리석음을 우리도 행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은 것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우리의 삶이 하나님께서 받으실 만한 열매를 맺었을 때이다. 그리고 우리의 삶이 열매를 맺는다는 것은 우리가 삶 가운데 결정해야 할 모든 선택들이 하나님께서 받으실 만한 선택들이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어떤 선택도 흐지부지 어영부영 대강 느낌대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늘 깨어 있어서 하나님의 말씀에 합당한 선택을 하도록 해야 한다. 어떻게 사는가 하는 것은 매순간 어떤 선택을 내리는가와 동일한 말이다. 그래서 하나님께 합당한 삶은 곧 늘 깨어 있어서 하나님께 합당산 선택들로 이루어진 삶이다. 그리고 이것이야 말로 하나님이 우리의 삶에 늘 함께 하시는 길이다.

 

내년을 기다리면서 이제는 삶에 하나님의 말씀을 담고 싶다는 소망을 갖는다.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말씀이 열매를 맺는 삶이 되면 좋겠다는 소망이다. 성경을 읽으면 읽을수록 성경은 삶에 대해 말씀하시며 따라서 하나님은 우리의 교리나 지식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받으시는 분이라는 결론이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선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우리의 모든 재산을 다 기부하고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씀도 아니다. 우리는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삶의 정황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실현하여 열매 맺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씀이다. 우리에게 주신 은사도 다 각각이며 우리의 삶의 정황도 다 각각 다르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야 한다는 것은 동일하다. 이것은 우리의 가운데 모든 선택들이 마치 예수 그리스도가 하신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선택하는 것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삶에서 드러나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제 매순간의 결정이 하나님의 말씀을 선택하는 것이 되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선택했다는 것을 명백하게 인지할 수 있을 만큼 깨어 있어야 한다. 또 한 해가 갔으니 그만큼 우리 주님의 재림이 가까워졌다. 그날을 바라보며 하나님이 기뻐 받으실 삶을 살아 내기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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