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것(need)과 원하는 것(desire)
우리는 크리스찬으로서의 삶을 영위하면서 참으로 다양한 이유로 인해서 하나님께 기도하며 간구한다. 경제적인 이유나 건강 상의 이유나 가정 문제, 학교 문제, 직장 문제, 또는 이웃과의 문제, 그리고 교회 안에서 겪는 여러가지 문제들로 인해서도 기도한다.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은 올바른 자세이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이 해결해 주실 것을 신뢰하며 하나님께 나아가 사정을 아뢰고 간구하는 것은 하나님의 자녀된 사람들이 마땅히 해야 할 행동이다. 그런데 우리 하나님은 모든 기도를 무조건 들어주시지는 않는다. 하나님이 아버지로서 자녀와의 대화에 참여하신다는 의미에서는 모든 기도를 다 들으시지만 자녀의 요청대로 다 해결해주시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기도는 하나님을 더 알며 더 신뢰하며 하나님과의 관계가 성장하도록 하기 위한 수단이지 하나님으로부터 기적을 뽑아내기 위한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기도가 올바른 기도이고 따라서 하나님의 응답을 기대할 수 있는 기도인지, 그리고 어떤 기도가 잘못된 기도라서 아무리 기도해도 하나님이 전혀 기도 내용대로 들어주시지 않을 것인지 잘 분별해서 올바른 기도를 드려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의 응답하심을 기대할 수 있고, 또 응답하심에 따라서 우리의 믿음이 더욱 성장하게 된다. 물론 우리의 잘못된 기도조차 하나님은 무시하시지 않는다. 그러한 기도도 들으신다. 그러나 기도의 내용대로 해결해주시지 않고 기도의 내용이 올바르게 변하도록 인도하시고 하나님께 합당한 기도 내용으로 나아오도록 하셔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시고 기도한 사람에게 하나님의 뜻을 알리신다. 그러므로 어떠한 기도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우리는 미숙하더라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성장하며 조금 더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사람으로 만들어져 가는 것이다.
올바른 기도와 잘못된 기도를 파악할 수 있는 성경적 방법 중에 하나는 나에게 필요한 것과 내가 원하는 것을 구별하는 것이다. 또는 내게만 도움이 되는 것인가 아니면 나의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가를 구별하는 것이다. 이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이 곧 나의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며, 내가 원하는 것은 대체로 내게만 도움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 마음의 중심을 보시는 분이시므로 우리의 기도가 어떤 마음에서 나오는 것인지 아시므로 무엇이든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하신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건강이 좋지 않아서 건강을 위해 기도한다고 하자. 그가 건강을 위해서 기도할 때에 자신의 정욕에 쓰려고 건강하게 되기를 구한다면 하나님은 그의 기도대로 들어주시지 않을 것이다. 그의 건강이 오히려 그를 망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구하여도 받지 못함은 정욕으로 쓰려고 잘못 구하기 때문이라” (약 4:3). 그러나 그가 기도할 때에 그의 건강이 하나님의 사역과 이웃을 사랑하여 활동하기 위함이라면 하나님은 그의 기도를 때가 되면 들어주실 것이다. 그의 건강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열매를 맺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내용은 똑같은 기도일지라도 그 의도와 목적에 따라서 올바른 기도가 되기도 하고 잘못된 기도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불평하기 전에 과연 나의 기도가 하나님 앞에 올바른 기도인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우리의 기도 내용을 되짚어 보며 기도의 제목 하나하나 살펴서 올바른 기도가 되도록 해야 하고, 잘못된 기도 제목들은 더 이상 기도하지 않거나 아니면 하나님이 기뻐하실 기도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올바른 기도 제목을 찾아야 한다. 이 고민을 하다 보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의 뜻을 알아야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기 때문이며,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기도가 되려면 당연히 하나님의 뜻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나의 정욕에 쓰기 위함인지 아니면 하나님의 뜻을 따르기 위함인지 알기 위해서도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은 성경에 계시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마다 성경 말씀을 묵상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의 기도는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옵소서”가 되어야 한다. 그러한 면에서 우리 크리스찬은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는 수단이다.
다만 한가지 고려할 것은 하나님은 심지어 올바른 기도조차 때로는 들어주시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들어주시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때가 이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주님 그리스도 예수님도 하나님의 때가 차서야 이 땅에 오셨다. 그만큼 하나님의 때는 중요한 것이다. 우리의 모든 상황과 환경과 우리 자신의 상태와 수준과 위치가 적절하게 준비된 때가 되어야 기도는 가시적인 응답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가시적인 응답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며 하나님 홀로 영광받으실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올바른 기도를 드리고 있다면 비록 그 기도가 오랫동안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고 계속 기도해야 한다. 때가 되면 이루어주실 것이다.
내게 또는 우리 공동체에 필요한 것과 그리고 내가 또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분별하는 것은 이처럼 중요한 것이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기도할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기도 제목과 내용을 깊이 생각해 보고 내게 필요한 것조차 다시 확인해서 하나님의 뜻에 더욱 합당하게 하고, 내가 원하는 것은 혹시 그 안에 내게 필요한 것이 있는지 살펴서 내게 필요한 것을 기도하고, 그 외의 것들은 나의 정욕이나 일시적 유혹에 넘어가 원하게 된 것들이므로 반드시 버려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잠언에 기록된 말씀을 명심해야 한다. “곧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 (잠 30:8). 지혜로운 자는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구하는 자이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성장하여 성숙하고 나면, 즉 우리의 필요와 우리의 원함이 일치하게 되면 우리가 원하는 대로 기도하며 간구해도 하나님의 응답을 받게 된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 (요 15:7).
우리가 미숙할지라도 성령님에 의지해서 지혜롭게 우리의 필요와 원함을 분별하여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기도를 드리면 그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지며 우리의 믿음은 성장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가 원하는 것이 우리의 정욕이나 욕망에서 나오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나오게 되는 때가 온다. 우리의 필요와 원함이 일치하게 되는 때이다. 그때까지 성장해야 한다. 그 시작이 우리의 필요와 원함을 분별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기도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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