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신앙과 위로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

우리 주님께서는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 사탄에게 세 가지 시험을 받으셨고 모두 하나님의 말씀으로 이겨내셨다. 첫째는 “사람이 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니라”는 말씀이었고, 둘째는 “주 네 하나님만을 경배하며 섬기라”는 말씀이었고, 마지막으로는 “주 네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는 말씀이었다. 처음 두 말씀들은 이해하기가 쉬운데 반해, 마지막 말씀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일까? 그리고 이 세 말씀들이 왜 중요할까? 먼저 이 세 말씀들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의 삶에서 가장 흔하게 겪는 시험들을 이겨낼 수 있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이 세가지 시험들은 우리가 당하는 모든 시험들을 대표하는 가장 흔한 것들이다. 그러므로 이 세 말씀들을 잘 붙들고 의지해서 우리도 시험을 이겨내야 한다.

그런데 이 세가지 시험 중에서, 우리의 삶에서 우리가 저지르기 쉬운 실수들 중에서, 우리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하며 부지불식 간에 저지르는 실수가 바로 우리가 하나님을 시험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 말씀은 먼저 우리가 하나님을 믿지 못하고 의심하며 테스트해 보려고 한다는 의미를 나타낼 수 있다. 기드온이 하나님을 온전히 믿지 못하고 양털에 이슬이 내리는 것으로 하나님을 시험한 것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그것을 넘어서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며 하나님을 마치 내 맘대로 움직이려고 한다는 의미를 포함해야 더 적합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항상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경제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영적으로든 어떤 식으로든 우리의 삶은 항상 고단하며 고통스럽다. 그럼에도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살 수 있는 것인데, 이 사랑과 은혜를 우리는 때로 마치 우리의 권리인 것처럼 어리석게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신실하다는 성도 중에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아서 자기의 기도나 간구를 통해서 모든 일이 다 형통하게 된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마치 자기의 한마디면 하나님께서 움직여 주시는 것처럼 ‘자랑’하기도 한다.

이러한 마음이 바로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내 맘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며, 말로는 하나님만이 하나님이며 자기는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기 말로 하나님을 움직이고 조종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몸이 많이 고통스러운 사람은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며 치료를 간구할 것이다. 그러나 그 기도가 마치 하나님을 움직여 내 뜻대로 치료해 주시기를 ‘요구/강요/강권’하는 것이 되면, 이것이 바로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이 된다. 사람의 몸의 고통을 통해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알려고 하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것만을 무작정 이루게 해달라고 막무가내로 매달리는 것이 바로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내 뜻만이 관철되어야 한다는 태도이며, 그 이면에는 자기 기도를 들어주면 여전히 하나님으로 섬기겠다는 마음인 것이다.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나는 창조물이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아니면 단지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엎드리는 방법 뿐이다. 하나님께서 내 기도와 간구를 들어주시는 것은 나를 사랑하시기 때문인 것이지 내 기도가 권위가 있거나 절대적인 영향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시는 것은 나의 능력과 존재와 자격과 혈통 등 그 무엇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시기로 작정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 사랑에 감사드리고 감격해야 한다. 벌레와 같고 먼지와 같은 나를 하나님께서 받아주시고 사랑해 주시기로 하셨기 때문이다.

이것을 잊지 말라. 하나님은 창조주이시며 나는 단지 창조물일 뿐이고 심지어 하나님께 반항하며 하나님을 거부했던 먼지에 불과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것을 잊어버리면 나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 무릎 꿇고 엎드릴 수가 없다. 내가 마치 뭐나 된 것처럼 착각하는 순간, 하나님은  멀리 계시며 나와는 상관없는 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철저히 하나님 앞에 엎드려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구하자. 하나님은 선하시며 사랑이 넘치시고 신실하신 분이므로 그 사랑 안에서 우리의 기도와 간구를 들어주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