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고흐를 마주하여
풀숨
2021. 1. 30. 06:30
고흐를 마주하여
이재이
명태식해처럼 저음이
두.두.두.둔— 화폭에 터져 나올 때마다
끈이 달린 구두 한 켤레를
고흐는 검정 신음으로 칠했다
4월의 언덕 아래
일출부터 일몰까지 밀밭에서 씻겼던
그림에 비친 나의 오른쪽 귀는
몇 년 전 뉴욕 지하철에서
맨발의 노숙자에게 신발 벗어준 이를 따라
두- 두- 두- 둔__
절뚝거리며 비트를 넘는다
한 걸음 옮긴 벽에서,
그가 맹세로 그려 놓은
별빛 찬란한 밤을 지새고
너의 밤은 푸르렀는지 묻는다
깜박이지 않는 눈에서 물처럼 저물어 가는
해바라기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