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흐린 날 그리고

풀숨 2020. 9. 26. 05:31

흐린 날 그리고



이재이



아침구름 아래 까마귀

깍깍 내지르는 비틀린 울음


차 한 잔 마시는 동안

열 번 울었다, 흐린 날씨를 들이킨다


반쯤 감긴 눈동자는

점점 늘어지는 고무줄처럼

뇌세포의 전기신호 늪에 빠져들어


나의 오늘은

환청같은 자유를 위한 홀로그램


지금 여기

무중력이다, 지금 여기 빈집이다


한 뼘 뇌세포 안에서

수고로운 소음을 오늘에 묻고


공중에 매달린 입술은

바람의 파동을 일으키지 못하고

물방울처럼 떨어진다


누구일까 빗속을 뚫고

압력밥솥에서 퍼지는 밥냄새처럼

내게로 띵동 초인종을 울리시는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