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위로

의심의 구름

풀숨 2021. 9. 4. 10:39

의심의 구름

 

네게 있는 믿음을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 가지고 있으라. 자기가 옳다 하는 바로 자기를 정죄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의심하고 먹는 자는 정죄되었나니 이는 믿음을 따라 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이라. 믿음을 따라 하지 아니하는 것은 다 죄니라 (롬 14:22~23)

 

의심은 믿음의 적이다. 그리고 의심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대체로 하나님을 의심하는 것만을 중점적으로 고민할 뿐이다. 하나님의 존재, 하나님의 능력, 하나님의 사랑,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포함하여 하나님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어떤 것을 의심하면 믿음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은 전적으로 타당한 말이다. 믿음의 대상인 하나님을 의심하면서 하나님을 믿는다고 고백하는 것은 그 자체가 모순이다.

 

그런데 하나님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의심하는 경우에도 문제가 된다. 사도 바울이 로마서 14장에 기록한 것이 이러한 경우를 가리킨다. 이 경우는 하나님을 의심하는 것과 비교해서 아주 사소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고 또 실제로 사소한 문제들인 경우가 많아서 우리는 별다른 고민없이 행동한다. 그런데 사도 바울이 지적한 바대로 이러한 경우에도 우리는 죄를 범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면 이러한 경우에도 죄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실제로 우리의 삶에서 어떠한 때에 이러한 경우에 부딪치는지 알아야 한다.

 

사도 바울이 로마서 14장에 기록한 23절 말씀, “믿음을 따라 하지 아니하는 것은 다 죄니라”를 보충해서 설명하는 말씀이 20절에 있다. 모든 음식이 다 깨끗하지만 거리낌으로 먹는 사람에게는 악한 것이 된다는 말씀이다. NIV 성경의 구절을 번역하면, 모든 음식이 다 깨끗하지만 사람이 누군가를 넘어지게 만드는 음식을 먹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고 되어 있다. 내가 어느 음식을 먹음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걸림돌이 되어 그가 죄를 범하게 된다면 이것은 내가 죄를 범하는 것과 동일한 것이 된다는 말씀이다. 이 경우는 하나님을 직접적으로 의심하는 것과 별로 상관이 없는 경우이지만 다른 종류의 의심이 관계되고 있다.

 

내가 하는 행동이 하나님의 말씀에 합당한지 아닌지 의심이 드는 경우가 있다. 내가 이 음식을 먹는 것이 죄가 되는지 아닌지, 내가 어느 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하나님이 기뻐하실지 아닌지, 또는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하나님께 합당한지 아닌지 등등 때로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이런 것뿐만이 아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어느 회사에 지원서를 내고 한 회사에 채용이 되었는데 그 회사에 취업하는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인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그 회사가 인종차별을 묵인한다는 소문을 들었다든지 또는 이익금을 빼돌린다는 소문을 들어서 그 회사가 과연 하나님이 기뻐하실 회사인지 의심스러운 경우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것뿐만 아니라 나의 삶에서 아주 사소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하나님께 합당한지 아닌지 의심스러운 것들이 참으로 많이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어느 쪽으로든 나의 판단으로 결정을 하고 실행을 하는 경우에는 크게 세 가지 면에서 문제가 된다. 첫째는, 하나님의 말씀에 합당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는 것을 나 스스로의 판단으로 행함으로써 하나님의 말씀보다 내 판단을 더 앞세워서 신뢰했기 때문이다. 둘째는, 나 스스로의 판단으로 인해서 다른 사람이 나를 보며 시험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죄를 범하게 만드는 것은 곧 내가 죄를 범하는 것과 같다. 셋째는, 이러한 판단과 실행이 반복되면 하나님의 말씀을 가볍게 여기는 습관이 생기게 되고, 결국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게 된다.

 

우리의 삶에서 모든 것이 다 명확하게 분별되지는 않는다. 때로는 이것이 맞는지 저것이 맞는지 헷갈리기도 하고 의심스럽기도 하다. 그런 경우에는 우리 스스로 판단해서 어느 것이 맞다고 결정하고 실행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더 의지해서 우리 마음에 확신이 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확신이 들고 마음에 평안이 있을 때 실행하는 것이 지혜이다. 성경은 모든 경우에 대해서 세세하게 다 무엇이 맞다 무엇이 틀리다 하고 가르쳐 주지 않는다. 그러나 성경은 모든 경우를 포함하는 일반적인 원리에 대해서 가르쳐 준다. 그러므로 성경이 가르쳐 주는 원리에 따라서 우리의 삶에 적용할 때에 그것이 하나님께 합당하다는 확실한 확신이 들어야 하며, 만약 조금이라도 의심스럽다면 확신이 들 때까지 기다리며 올바른 적용을 계속해서 탐구해야 한다.

 

그런데 의심이 아니라 고민이 되는 경우가 있어서 이것을 잘 분별해야 한다. 하나님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하나님의 존재, 사랑, 은혜, 능력 등에 대한 의심, 또는 하나님의 말씀, 명령, 계명, 지시 등에 합당한지 의심이 드는 경우가 아니라, 어느 것이 맞을까 더 좋을까 고민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서 심각한 고민이 되는 경우도 있다. 점심에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김치찌게를 먹을까 하는 고민처럼 단순한 것부터 시작해서, 두 회사에 취업이 되었고 둘 다 좋은 회사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어느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맞을까 하는 고민도 있고, 더욱 심각하게 미래를 걸고 하는 고민도 있을 수 있다.

 

그런 고민은 의심과는 다르다. 이런 경우에는 그날의 입맛에 따라서 결정하거나 또는 회사의 분위기나 회사의 추구하는 방향이 자기에게 더 잘 어울리는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늘 항상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둘 중에 하나를 결정하고 출근하면 될 일이다. 아주 심각한 고민의 경우에도 하나님 또는 하나님의 말씀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의 고민이라면 이것은 의심과는 다르기 때문에 행동을 취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것이 오히려 고민을 해결하는 지혜인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그러나 의심의 경우에는 그 반대이다.

 

결론은 이것이다. 무엇이라도 하나님의 말씀에 합당하다고 확신이 들지 않으면 일단 멈추고 그것을 하나님 앞에 들고가서 하나님께 여쭙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확인하여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판단으로 어떻게든 결정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오늘 점심에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것과 옆집에서 개업 제삿상에 올렸던 떡을 가져와서 먹으라고 준 것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은 다르다. 내가 오늘 점심에 무엇을 먹든 정당하게 벌어서 좋은 식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든지 아니면 솜씨 좋은 음식점에 가서 맛있는 메뉴를 시켜서 먹든지 다 하나님께 합당한 일이다. 사람을 빵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옆집이 준 떡을 먹는 것은 내 양심과 내 옆에서 행여라도 지켜보는 사람의 신앙 수준을 고려해서 지혜롭게 결정해야 되는 것이며, 내가 이것을 먹으면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시험에 들고 심지어 제사에 참여하는 것을 거리낌없이 하게 되는 결과가 예상되어 고민이라면 먹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어느 경우에라도 나의 판단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거나 경시하는 경우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이 가장 앞에 있어야 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그 말씀에 따라서 우리를 인도해 주시는 성령님을 나 자신보다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더 신뢰해야 한다. 그것에 아주 조그만 틈이라도 생기면 나중에는 모든 것이 무너지게 된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직접 사람을 훈육하신다. 잘못을 지적하시며 무엇이 왜 잘못 된 것이지 가르쳐 주신다. 그때 그 훈육에 따라서 돌이키지 아니하고 자기의 판단을 앞세우는 것을 반복하면 결국 하나님의 말씀에 명백하게 하지 말라고 하신 것조차도 하게 되어 모든 것이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경계하고 스스로 조심하지 않으면 우리의 어리석음과 나약함은 우리를 처참한 실패로 이끌어 갈 것이다.

 

고민스러운 것은 대부분 실행하는 게 맞고, 의심스러운 것은 안 하고 기다리는 게 맞다. 고민스러운 것에 대해 딱 결정해서 실행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어느 쪽으로든 결정과 실행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실 것을 믿고 기도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하나님의 역사하심의 기회를 맛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의심스러운 것에 대해서는 멈추어 서서 하나님의 말씀에 따른 확신이 들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님의 역사하심의 기회를 맛볼 수 있다. 내 판단으로 결정해서 실행하면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외면을 맛볼 뿐이다.